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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로그

사랑 밖의 모든 말들_김금희 산문

by 봄로그 2020.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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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항상 이야기하셨다. 어른이 되면 신경 쓸게 많아져..라고 정말 크고 나니 이 말이 딱 맞다는 게 느껴진다. 아는 만큼 보인다 하지만 아는 만큼 신경 쓸게 많아진다. 어쩌면 이 말과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릴 때면 엄마의 품이 좋았듯 떠올려보면 엄마가 해주셨던 이야기도 좋았다.

 

김금희 작가의 담담하지만 진솔한 이야기를 눈으로 따라가다 보면 작가의 따뜻함이 느껴지는 것 같다.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아닌 작가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담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실 작가의 이름을 봤을 때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이었는데? 하며 구입했었다. 먼저 표지에서 따뜻함이 느껴졌다랄까 삭막해져 버린 요즘과 같은 현실 속에서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고 싶었다.

 

책 '사랑 밖의 모든 말들'은 나에게 처음으로 읽는 김금희 작가의 산문집이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팟캐스트-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경애의 마음을 집필한 작가로 출현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빨간책방을 나는 이제야 듣고 있기 때문에 팟캐스트를 들으며 경애의 마음이라는 책도 읽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작가의 산문집을 먼저 읽게 될 줄이야! 의도치 않았지만 작가를 알아갈 수 있었고 더 많은 책을 읽어보고 싶어 지게 만들었다.

 

 

 

 

 

 

'요즘 나는 내 글을 읽을 당신이 무엇보다 안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때로는 이 글들이 불러일으킬 당신의 어떤 기억과 마음으로부터도'

-서문-

 

 

 

사랑 밖의 모든 말들은 작가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진솔하고 담담하게 담아낸 것을 보았다. 누군가의 삶을 엿보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고 작가의 힘이 한 문장 한 문장 담겨 있는 것 같아 참 좋았다.

 

 

 

세상은 형편없이 나빠지는데 좋은 사람들, 자꾸 보고 싶은 얼굴들이 많아지는 것은 기쁘면서도 슬퍼지는 일이다.

그런 사람들을 사랑했다가 괜히 마음으로 거리를 두었다가

여전한 호의를 숨기지 못해 돌아가는 것은

나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사랑하죠, 오늘도, 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오늘은 채 끝나지도 않았지, 라고.

 

 

 

 

 

11년 만에 첫 산문집이라 그런지 작가를 기다린 모두를 위해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것 같았다. 한 주제 안에서도 깊이 있는 고찰과 작가 자신에 대한 경험과 주변의 모든 이야기까지 모든 것을 충족시키기 위한 글을 만날 수 있었다.

 

 

 

 

가고 싶은 대로 가고 걷고 싶은 만큼 걷고, 여행을 가면 분명히 길을 헤맬 수밖에 없는데

그때 상대에게 신경 쓰거나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낯선 풍경이 가져다주는 감정적 흔들림으로 변화무쌍 해지는 내 상태에 대해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설명하려는 순간, 내게 밀려왔던 그 낯설고 힘 있고 충만한 감정들은 사그라지고 말 테니까.

 

 

사랑은 다정하고 따뜻한 단어이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사랑 밖의 모든 말들은 모든 것이 때로는 이어지기로 하고, 희미해지기도 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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