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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싶다는 농담_허지웅 에세이

봄로그 발행일 : 2020-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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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이라는 작가를 알게 된 건 20대 초반에 봤던 마녀사냥이라는 프로그램에서였다. 늘 부정적인 태도로 틱틱대는 사람이라는 기억밖에 없었다. 하지만 서울이라는 낯선 곳에 살게 되면서 우연히 출퇴근시간에 봤던 허지웅이라는 작가의 책 한권을 통해 내가 생각했던 인식이 조금씩 바뀌게 됐다. 그가 쓴 책을 읽으며 이 사람은 생각보다 깊이있는 사람이구나 그냥 부정적으로만 이야기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대입해봤을 때 다른 사람의 의견에 자신의 의견을 주장할 줄 아는 사람이구나라는 걸 많이 느끼게 된 계기가 됐다.


그의 도서 '살고싶다는농담'은 허지웅 혈액암의 일종인 악성림프종이라는 병을 투병하며 느꼈던 자신의 삶 속에서 이전과 이후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이다. 자신과 치열하게 살았던 사람들 그리고 자신이 존경하고 보았던 인물의 삶을 통해 작가의 삶을 투영하고 무너지지 않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며 현재에도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위로이자 조언이자 진심을 전해준다.

 

서른 살 이후로 태어나서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걸 시도해 본 기억이 없다.
대개 그렇다. 음악도 들었던 것만 듣고 운동도 했던 것만 하며 사람도 만나던 사람만 만난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만 열심히 했다. 요가는 해보지 않았던 것이고 잘 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
내게 요가란 그런 것이다. 그래서 그만둘 수 없었고, 그래서 열심히 한다.
이길 때의 기분을 오랜 만에 느끼면서 그동안 쌓아왔던 경험치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걸 발견하게 된다. 

다시 시작할 때다.

살고싶다는농담中

저자는 아프기 전과 아프고 난 후 자신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한다. 늘 직설적인 태도로 다른사람은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명백히 말하던 예전의 모습과는 달리 이제는 남을 평가하고 질책하는 것이 아닌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말을 전하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 그 말처럼 허지웅 작가는 최근 나혼자산다에서도 그런 모습을 많이 비춰줬다. 자신과 같은 병을 앓고 있거나 더 큰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잃지 않도록 일일히 메시지를 보내주고 답글을 달아주기도 하고 책에서는 직접 찾아가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좋은 말을 해주시고 한다. 누군가에게는 그 모습이 이미지메이킹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진짜 아파본 사람만이 그 모습이 진정성있는 모습으로 변화된 허지웅의 모습이 것이라는 것을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모두 마음속에 끝까지 지키고 싶은 문장 하나씩을 담고, 함께 버티어 끝까지 살아냅시다.
이길게요. 고맙습니다.

살고싶다는농담中

 

어렵지 않은 책이라 술술 읽히고 일단은 에세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최근에는 정말 많은 분들이 어렵고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고 느낀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와의 단절, 인간관계의 단절을 많이 느끼기도 하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지만, 마음대로 좋아하는 이들을 만나지도 못하고 늘 불안함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보며 이 책을 덮었다. 다들 마음도 팍팍해지고 생각도 팍팍해졌지만, 책 한 권으로 위로를 받기도 주기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고 싶다고 살아야겠다고 변한 저자의 말처럼 우리도 이럴 때일수록 모두가 이길 수 있길 바래본다. 이기고 꽤 괜찮은 삶을 함께 살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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