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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로그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한 신 '도깨비'

by 봄로그 2020.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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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세상에서 멀어지고 있을 때
누군가 세상 쪽으로 등을 떠밀어 주었다면 그건,
신이 당신 곁에 머물다 가는 순간이다."

 

 

2016.12.02. ~ 2017.01.21 방영했던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한 신 '도깨비' 총 16부작으로 구성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명대사와 명장면을 남긴 드라마였다. 내가 이 드라마를 본 것은 올해 코로나19가 터진 3월이었다. 일도 쉬고 있겠다 집에서 아침마다 청소를 하며 TV를 틀어뒀었는데 tvn에서 마침 도깨비가 1회부터 재방송 중이었다. 그리고 푹 빠지게 됐다. 어떻게 저런 인물이 있을까 싶다가도 드라마니까 가능하겠구나 싶었다. 도깨비를 보고 있으면 나에게도 힘든 순간에 누군가 붙잡아줄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더 빠져드는 게 아닌가 싶어 가을이 오면 다시 한번 볼 예정이다. 겨울에 방영했지만 무엇인가 가을의 쓸쓸함과 더 잘 어울리는 듯해서 가을이 오면 가을 감성과 함께 넷플리스를 통해 보고 싶다.

 

도깨비는 20.5%라는 케이블 최고시청률를 기록하며 종영을 했다. 태양의 후예, 미스터선샤인을 연출한 이응복 감독과 시크릿가든, 태양의 후예, 미스터선샤인 등 히트를 터뜨린 작품을 썼던 김은숙 작가의 호흡으로 이루어진 드라마였다. 드라마의 연출과 대사 하나하나가 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자극했고, 더불어 에일리, 헤이즈, 10cm, 소유, 정승환 등 음색깡패로 유명한 이들의 OST 참여로 드라마의 인기에 한몫했던 것 같다. 

 

 

 

인간에게는 4번의 생이 있대요
씨뿌리는 생, 뿌린 씨에 물을 주는 생
물 준 씨를 수확하는 생, 수확한 것들을 쓰는 생.

 

 

 

 

 

근데, 메밀꽃의 꽃말은 뭘까요? 
"인연"

 

 

아직도 잊히지 않는 첫 장면 흰 메밀꽃밭 사이의 공유가 메밀 꽃다발을 들고 있다가 소환되는 장면. 배경과 너무나 잘 어울려서 연출을 한 사람이 누군지 정말 궁금했다. 도깨비를 보고 나서 고창 보리밭에 갔었는데 정말 그때의 장면과 잘 어울리는 곳이라 멋있는 풍경을 감상했었다. 지금은 메밀꽃밭이 아닌 그냥 보리밭으로 바뀌어 있었지만 이 장면은 정말 두고두고 간직하고 싶은 장면이다. 그리고 정수 한 그릇 떠두고 도깨비 신부와 결혼식을 했던 그 장면도 아름다운 장면으로 꼽히는 장면이다. 

 

 

 

 

너와 함께 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사랑이었다.

 

 

도깨비(김신 역) 공유와 도깨비 신부(지은탁 역) 김고은의 첫 단풍국 퀘벡 장면이다. 자신이 도깨비 신부라 주장하는 김고은을 바라보며 장난을 하는 장면도 좋았고, 노란 단풍잎이 가을 풍경을 배경으로 둘이 걷는 장면도 보기 좋았다. 특히, 김인육 시인의 사랑의 물리학이라는 시 한 편을 도깨비 공유가 읊으며 김고은이 뛰어오는 장면은 '처음이자 마지막 도깨비 신부'라는 그 명칭에 딱 맞는 장면이라 배경과 슬로모션 또한 잘 어울려서 마음을 울렸던 것 같다.

 

 

그렇게 백 년을 살아 어느 날
날이 적당한 어느날
첫사랑이었다,
고백할 수 있기를.
하늘의 허락을 구해본다.

 

 

 

 

그거 알아요? 떨어지는 단풍잎을 잡으면,
같이 걷던 사람과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거

 

 

천년만년 가는 슬픔이 어딨겠어.
천년만년 가는 사랑이 어딨고
난 있다에 한표. 
슬픔이야. 사랑이야.

 

슬픈 사랑?

 

 

 

 

 

 

그리고 저승사자(김차사 역) 이동욱과 써니 역을 맡은 유인나의 가슴 아픈 연기로 시청자를 주목시켰던 것 같다. 이동욱과 유인나의 눈빛에서 슬픈 사랑이 담겨 있는 것 같아 두 사람의 연기 또한 좋았다. 위풍당당한 자신감 넘치는 유인나의 연기와 슬픈 눈빛을 어떻게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지 눈물이 그렁그렁한 이동욱의 연기는 사람들을 집중시킬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부디 다음 생에 우린, 
기다림은 짧고 만남은 긴 인연으로
핑계 없이도 만날 수 있는 얼굴로
이 세상 단 하나뿐인 간절한 이름으로
우연히 마주치면 달려가 인사하는 사이로
언제나 정답인 사랑으로 그렇게 만나 지길 빌어요.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게 많지만 스포가 될 것 같아 오늘은 여기까지 적으려고 한다. 주인공들 외에도 유덕화 역을 맡은 유성재와 삼신할머니 역의 이엘, 김비서 조우진, 각종 귀신과 저승사자를 맡은 감초연기를 한 조연들이 있었기에 이 드라마가 완벽한 호흡을 자랑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올해가 가기 전에 다시 한번 도깨비를 보며 긴 여운을 느껴보고 싶다.

 

 

 

그대의 삶은 그대 스스로 바꾼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그대의 삶을 항상 응원했다.

 

-도깨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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